이달 초 CJ투자증권은 현대중공업의 목표주가를 62만5000원에서 41만4000원으로 낮춘 보고서를 냈다. 이 정도가 돼야 제값이라고 제시한 주가를 34%나 깎은 것이다. 그런데도 투자 의견은 ‘매수’를 유지했다. 12일 삼성증권도 한국타이어에 관해 비슷한 보고서를 냈다. 목표주가를 2만6000원에서 2만원으로 낮추면서도 주식은 사라고 권유했다.
투 자자로서는 헷갈릴 수밖에 없다. 목표주가를 한 번에 30%씩 깎았다면 당연히 팔라는 메시지가 아니냐는 의문이 들 법도 하다. 그런데도 매수하라니 도무지 무슨 뜻인지 종잡기 어렵다.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이에 대해 “목표주가를 실제 주가에 바로 대입해 비교하는 건 위험하다”고 설명한다. 목표주가는 시장 상황에 따라 애널리스트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 바꿀 수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.
목 표주가를 산출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두 가지다. 하나는 향후 예상 순이익 전망이고 다른 하나는 주가가 얼마나 오를 수 있느냐를 반영하는 주가수익비율(PER)이다. PER은 주당 순이익과 주가를 비교한 비율이다. PER을 높게 본다는 것은 주당 순이익에 비해 주가가 그만큼 더 오를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. 둘 다 애널리스트가 추정하는 수치다. 똑같이 목표주가를 낮췄더라도 어떤 변수를 조정했느냐에 따라 의미는 사뭇 달라질 수 있다. 예컨대 현대중공업의 경우 예상 순이익은 그대로 두고 PER을 반으로 낮췄다. 실적은 앞으로도 괜찮을 것으로 보지만 주가는 옛날만큼 많이 오르지 못할 거라고 본다는 뜻이다. 반면 한국타이어는 PER을 그대로 둔 반면 예상 순이익은 확 줄였다. 주가는 계속 탄력을 받겠으나 실적은 나빠질 거라는 의미다.
현대증권 나은채 연구원은 “목표주가를 얼마로 바꿨느냐보다 어떤 변수를 조정해 바꿨는가를 보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”고 말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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